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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이였던 24년 인생 회고,

하 인생

정신없는 한 해였습니다.

드디어 사회에서 정해준 인생이 끝났습니다.

처음으로 학교라는 장소를 벗어난 저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네, 저는 한세사이버보안고등학교라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스타트업에 취업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친구들이 그러했기 때문에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하였습니다.

아주 옛날부터, 이때만을 계획했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꿈꾸던 자리에 있는 저는 이제 어딜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무겁게 시작한 것 같네요, 제 지나간 한 해를 짧은 글을 통해서 나마 기록해보려 합니다.

다사다난 했던 학교 생활

언제까지나 졸업이 최고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돌아가서 더 잘하고 싶다는 후회 같은 아쉬움을 말하곤 합니다.

그래도 졸업해버렸고, 사실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딱히 엄청난 학생도 아니었고,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도 않았으며, 특별히 공부를 잘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 그런 학교생활에서 평생에 기억에 남길 만한 추억들을 얻었고,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올해 2월 8일, 졸업해버렸습니다.

이어지는 회사 생활

꿈꾸던 곳입니다. 말 그대로 꿈이 현실이 되었고 매일이 되었습니다.

처음 들어간 회사는 정말 좋은 곳이였습니다.

아무 경험이 없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문화와 최고의 동료분들.

그리고 일하면서 배울 점이 많은 최고의 환경이였습니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을 시작했고, Next.js도 공부하고 각종 LLM 관련 라이브러리에 회사 관련 코드든 문서든 추가하면서 오픈소스 기여 경험도 생겼습니다.

내부적으로 기능 추가에 대한 의견이나 구현도 열심히 했고, 특히 회사에서 버그 헌터로 유명해져 버렸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뭐 만들었다고 자랑하면 죄다 깨부수려고 난리 친 내공이 좀 쌓였나 봅니다.

울리는 p0 incident 알람의 전부가 저 때문인 날이 있어도 이런 저를 고평가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동료분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어떻게 하면 이 글이 재밌을까 참 많이 고민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냥 딱히 중요한 글도 아니고, 나중에 읽었을때 아, 24년은 저런 느낌이였구나 생각만 나면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24 Q1

인천 병무청에 신검을 받으러 갔었습니다.
서울 병무청으로 배정해줬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3시간 결려서 간 그날이 참 아쉽습니다.
간 길에 인하대에 유명한 기계오리도 보고 왔습니다.

졸업 했습니다. 위에서 말했었듯 졸업 당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이톤에 참가도 하였습니다.
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해커톤은 이게 마지막이였습니다.
해커톤이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이후에 해커톤에 정말 자주 참가한게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하네요.

그리고 이때쯤 지금 사용하는 블로그의 첫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 개같이 마신 날도 있었습니다.
아직도 누군가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면 이 날을 회상하곤 하는데, 합정 세부인보드카...
보드카, 칵테일이 무한리필인 여기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죽을때까지 마신 것 같습니다.

집 돌아가는 길에 합정 길 바닥에 20살 행동 해버리고 팍 깬 다음 광역버스타고 집까지 갔던 것 같습니다.

복권도 사봤습니다. 2000원 짜리 즉석복권이였는데, 1000원에 당첨되었습니다. 나름 선방(?) 했다는 생각에 복권방에 교환하러 갔더니 다시 복권을 주시던 그 날이 기억납니다.

잠시 벙쩌있다가 현금으로는 안되냐고 물어보니 그제야 천원을 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4 Q2

잠깐 세상이 꺼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켜졌습니다.

회사에선 서울대학교에서 GenAI 해커톤을 주체하였고, 정말 바빴습니다.
정말 많은 곳을 놀러다녔고, 그 중 어린이대공원에 갔던 날이 생각나네요.

아, 어쩌면 제가 거기 없었습니다. 약간은 힘들었고, 아직 아무 것도 모르겠는데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였습니다.
너무 아팠고, 닫힌 거 같았고, 차가웠습니다.

동시에 최고로 행복했죠.
삭발했고, 누군가를 떠나보냈고, 생일이 지났고, 훈련소에 입소 했습니다.

24 Q3

어이쿠 벌써 퇴소를 해버렸네요, 시간은 평생과도 같이 느렸습니다.
그 전과 그 이후는 절대 같지 않았고,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모든게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어떤 감정인지도 모를 내가 미지에 무언가를 마지한 느낌이였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간은 흘렸고, 더 빠르게 흘렸고, 제 루프는 반복되었습니다.

24 Q4

더욱 바빠졌고, 더 많은 걸 하게 되었으며, 이때 쯤 회사에서 처음으로 밋업 행사를 주체 하였습니다.

직접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학교에서 했던 그런 것과 같은 느낌이라 재미있었습니다. 시간은 완전히 분리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커피쳇이라는 걸 했고, 회사, 학교, 가족이 아닌 다른 인연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받았고,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많은 행사에 참여했고, 지금까지는 시도하지도 경험하지도 못했던 경험을 했습니다.
내년이 약간은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였던 것 같습니다.


자기 반성

자기 반성을 조금 했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성격이나 태도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매우 잦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남을 무시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자기애가 필요 이상으로 너무 강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게 객관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였고, 대체로 그냥 수많은 사건을 격고도 무사히 넘어왔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좀 큰일이 하나 터지기 전까지는 말이죠, 뭔 일이 있었고 그 일이 절 조금은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갈피를 못찾겠어서 괴로워하다가 주변 친구들한테 물어봤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세상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그 친구는 저한테 이 사회성 떨어지는 놈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배려라는 부분에 있어서 너무 부족하다고 말이죠.

아직 저에게 남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해결 방법 같은거 말입니다.
내년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봤던 / 플레이한 / 읽은 것들

최고의 영화는 듄: 파트 2였고 애니메이션에서는 장송의 프리렌단다단을 재밌게 봤습니다.
아직도 사둔 듄 1권을 다 못 읽었는데, 연말이 다 지나기 전에 읽어봐야겠습니다.

읽고 가장 후회 없던 책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올해는 롤을 참 재밌게 했습니다. 잘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블리츠크랭크를 하고 있고 그냥 이기든 지든 재밌는 거 보면 그냥 롤을 처음 했던 상황이 재밌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재개봉한 인터스텔라를 IMAX로 다시 보았는데... 그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도 무언가 알 수 없는 머피의 법칙 같은게 있는거라면...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별을 좋아하고, 우주를 동경하는 그냥 그런 사람입니다.
언젠가 우주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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